메모리 업그레이드, 고정관념 깨자
최근 PC를 조립하는 사용자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PC 메모리를 구입하는데 여러 번의 고민이 필요해졌다. 이는 체감상으로 낮았던 PC 메모리 가격이 지난 6월 이상 고공행진을 진행한 결과다.
DRAM 제조사의 출혈 경쟁과 이로 인한 DRAM 제조사 정리 및 가격 경쟁 마무리, 그리고 모바일 및 서버 메모리 같은 수익성 높은 메모리에 집중하면서 PC 메모리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축소되면서 발생한 일이다. 또한 모바일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한 PC 수요 감소도 PC 메모리 생산량 축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 동안 변화한 메인스트림 DDR3 4GB PC 메모리 가격
이처럼 PC 메모리 가격이 높아지면서 PC를 구성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중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PC 메모리가 이제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에 사용자는 PC 메모리가 전체 PC 구성에서 차지하는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용량의 메모리 모듈을 구입하거나 고용량 메모리 모듈 하나를 선택해 가격 안정화 후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기도 한다.
이 방법이 메모리 가격 인상에 대처하는 일반적인 PC 메모리 업그레이드이며 이제는 많은 사용자가 싱글 채널 대비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이 성능 향상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인지하고 있어 가급적 단일 모듈보다는 동일 용량 2개의 메모리 모듈을 선호한다.
그러나 현재는 과거처럼 듀얼 채널 구성을 위해 반드시 한쌍의 동일 용량 및 동일 모듈수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며 3개 이상의 홀수 메모리 모듈 또는 용량이 다른 메모리 모듈 조합으로도 듀얼 채널 메모리를 구성할 수 있다. 이는 프로세서 제조사가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 조건을 완화하기 위한 기술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듀얼 채널 메모리에 대한 고정관념
데스크탑의 듀얼 채널 메모리 도입은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인텔 i875P/ i865PE 칩셋부터 듀얼 채널 메모리 지원이 본격화되었다.
이전까지는 싱글 채널 메모리 (Single Channel Memory)로 CPU가 필요로 하는 메모리 대역폭을 구현해왔지만 CPU의 듀얼 코어 구성 및 고성능화에 따라 점차 요구하는 메모리 대역폭이 크게 높아졌다.
듀얼 채널 메모리는 이처럼 고성능화 요구에 따라 싱글 채널 메모리의 2배에 이르는 메모리 대역폭을 구현해 최적의 시스템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데스크탑 초기 듀얼 채널 메모리, 동일 용량 및 모듈수 필요
그런데 듀얼 채널 메모리가 공개된 당시 기본적인 조건이 요구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동일한 용량의 메모리와 동일한 메모리 모듈수 (단면/ 양면)로 구성하는 것이다. 메인보드에서는 듀얼 채널 구성을 보다 쉽게 파악하기 위해 메모리 슬롯을 색상으로 구분했다.
이와 같은 조건은 현재까지도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에서 가장 기본이자 고정관념으로 남아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인텔은 i915 칩셋 이후부터 플렉스 메모리 (Flex Memory) 기술을 소개하면서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의 이러한 용량 및 모듈수 조건은 완화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러한 고정관념과 씨름하지 않아도 된다.
듀얼 채널 메모리 고정관념을 깬 인텔 플렉스 메모리 기술
인텔 플렉스 메모리 기술은 말 그대로 메모리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기술로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이 과거에는 동일한 용량과 동일한 모듈수 (단면/ 양면)을 요구했다면 서로 다른 메모리 용량과 모듈수를 이용하더라도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여기에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AMD도 페넘 (Phenom) 시리즈 이후부터는 플렉스 메모리 기술처럼 듀얼 채널 메모리 조건을 완화하고 있다.
인텔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용량이 작은 물리 메모리 모듈에 맞추어 듀얼 채널 모드를 구성 후 데이터를 엑세스 하는 방식이며 남은 용량은 듀얼 채널 모드로 동작하지 않는다. 메모리 모듈 용량은 활용 가능하나 이러한 이유로 동일한 모듈로 듀얼 채널 모드를 구성하는 것보다 속도 또는 메모리 대역폭은 떨어진다. 그러나 싱글 채널 모드 대비 조금 더 빠른 성능을 내주게 된다.
예를 들어 2GB 모듈 2개를 각각 1번 채널 (DiMMs 1과 3) 채우고 나머지 2번 채널 중 4 DiMMs에 4GB 모듈을 채우면 8GB로 용량은 늘어나면서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총 4개의 메모리 슬롯을 제공하는 메인보드에 동일 용량 메모리 3개를 장착할 때도 6GB 용량과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을 이용할 수 있다.
용량과 모듈수 조건을 완화한 인텔 플렉스 메모리 (Flex Memory)
다만 플렉스 메모리 기술은 만능은 아니며 메모리 업그레이드는 보통 메모리 슬롯을 모두 채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메모리 슬롯을 모두 채웠을 때 메인보드 제조사의 메모리 안정성 및 호환성, 지원 목록을 살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과거보다 메모리 호환성 문제가 많이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메인보드 제조사에 따라 특정 메모리 모듈과 호환성 문제가 발견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메인보드 제조사는 메인보드와 메모리 테스트 리스트를 대부분 제공하므로 이를 살펴본 후 어떤 메모리가 호환성에 문제가 없는지 파악하고 사용하면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을 보아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실전 - 메모리 용량 및 모듈수에 따른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
이론상으로 플렉스 메모리는 메모리 용량 및 모듈수의 영향이 완화된 것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실제 장착을 통해 용량 차이 및 모듈수로 인한 듀얼 채널 구성에 대해 정리했다.
인텔 Z77 칩셋 기반 ASUS P8Z77-V 메인보드
삼성 PC3-12800 양면 2개, OCZ PC3-10666 2GB 양면 3개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을 위해 테스트 시스템은 인텔 플렉스 메모리 기술을 지원하는 아이비브릿지 (Ivy Bridge) 기반 펜티엄 (Pentium) G2130과 인텔 Z77 칩셋 기반 ASUS P8Z77-V 메인보드, 삼성전자 PC3-12800 4GB (DDR3-1600MHz) 양면 2개, OCZ PC3-10666 (DDR3-1333MHz) 양면 3개의 메모리 모듈을 이용했다.
일반적인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 (검정색 4GB+4GB)
구성 | 슬롯 1 (DIMM_A1) | 슬롯 2 (DIMM_A2) | 슬롯 3 (DIMM_B1) | 슬롯 4 (DIMM_B2) | 듀얼 채널 |
동일 메모리 용량/ 모듈수 |
|||||
2GB + 2GB | O | X | O | X | O |
2GB + 2GB | X | O | X | O | O |
4GB + 4GB | O | X | O | X | O |
4GB + 4GB | X | O | X | O | O |
일반적인 메모리 듀얼 채널 구성은 위의 이미지와 용량이 같은 메모리 모듈을 한쌍 (2개)으로 메인보드에 위치한 동일 색상의 슬롯에 장착하는 것이다. 보통 메인보드 제조사는 듀얼 채널 구성의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동일한 색상으로 슬롯을 배치한다.
플렉스 메모리로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 (4GB+2GB+4GB+2GB)
구성 | 슬롯 1 (DIMM_A1) | 슬롯 2 (DIMM_A2) | 슬롯 3 (DIMM_B1) | 슬롯 4 (DIMM_B2) | 듀얼 채널 |
서로 다른 메모리 용량/ 모듈수 |
|||||
2GB + 4GB | O | X | O | X | O |
4GB + 2GB | X | O | X | O | O |
2GB + 4GB + 2GB + 4GB | O | O | O | O | O |
4GB + 2GB + 4GB + 2GB | O | O | O | O | O |
2GB + 2GB + 4GB + 4GB | O | O | O | O | O |
4GB + 4GB + 2GB + 2GB | O | O | O | O | O |
2GB + 2GB + 2GB | O | O | O | X | O |
2GB + 2GB + 2GB | O | O | X | O | O |
2GB + 2GB + 2GB | O | X | O | O | O |
2GB + 2GB + 2GB | X | O | O | O | O |
듀얼 채널 구성 가능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메모리 용량, 그리고 동일 용량의 홀수 메모리 모듈을 이용해 장착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위의 표처럼 반드시 동일한 용량 또는 홀수 메모리 모듈을 이용할 때도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이 가능했다.
메인스트림 메인보드와 달리 2개의 메모리 슬롯을 제공하는 메인보드도 플렉스 메모리 기술을 지원하면 2GB + 4GB 조건과 마찬가지로 듀얼 채널 메모리를 구성할 수 있다. 4개의 슬롯은 4GB + 4GB + 2GB 또는 2GB + 2GB + 4GB와 같은 서로 다른 용량 구성도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이 가능하며 8GB 용량은 별도로 추가하지 않았으나 마찬가지 방법으로 가능하다.
이는 인텔 플렉스 메모리 기술을 지원하기 때문에 가능한 구성이며 플렉스 메모리는 앞서 소개했듯이 서로 다른 용량과 모듈수로 듀얼 채널 모드를 구성할 수 있는 기술이며 일반적인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과 달리 메모리 모듈을 반드시 한쌍 (2개)으로 동일한 색상의 슬롯에 장착하지 않아도 된다.
서로 다른 용량 장착시 이렇게 구성하면 유리 (4GB+2GB+4GB)
표에는 포함하지 않았으나 마찬가지로 4GB 2개와 2GB 모듈 1개로 구성할 때도 2GB 3개로 듀얼 채널 메모리를 구성하는 방법을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 다만 메모리 용량이 다른 메모리 모듈 3개를 이용할 때는 가급적 동일 용량 모듈을 듀얼 채널 즉 같은 색상의 슬롯에 배치해야 메모리 대역폭 즉 성능이 유리하므로 이를 참고 하자.
플렉스 메모리 일반적으로 낮은 성능, 조건에 따라 유리하기도
인텔 플렉스 메모리 기술을 지원함에 따라 메모리 용량과 모듈수 차이로 인한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 제한이 완화되었으나 플렉스 메모리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동일 용량과 동일 듈수로 구성되는 일반적인 듀얼 채널 구성과 같이 항상 높은 성능 또는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4GB + 4GB 듀얼/ 싱글을 제외한 나머지는 플렉스 메모리 기술이 적용된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이다. 메모리 대역폭은 시스템 성능 향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산드라 메모리 대역폭을 통해 살펴본 메모리 대역폭은 플렉스 메모리로 서로 다른 메모리 용량 및 모듈수로 듀얼 채널 메모리가 구성되면 한쌍 (2개)의 동일한 메모리를 이용하는 일반적인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보다 전반적으로 낮은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다만 서로 다른 메모리 용량 및 모듈수로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시 메모리 모듈을 동일 색상의 슬롯 즉 듀얼 채널 모드로 조합하는 4GB + 2GB + 4GB + 2GB 또는 2GB + 4GB + 2GB + 4GB는 한쌍의 동일한 메모리를 듀얼 채널로 구성할 때와 거의 차이없는 21.36GB/s의 대역폭을 제공한다. 이는 4GB + 4GB 모듈 조합과 큰 차이없는 메모리 대역폭이므로 이러한 조합을 잘 활용하면 오히려 동일 용량 및 모듈수로 구성할 때와 비교해 용량 및 성능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도 있다.
파일 압축과 인코딩 (트랜스코딩)은 시스템 성능에 영향을 받으며 한쌍 (2개)로 구성하는 듀얼 채널은 싱글 채널 메모리 구성보다 압축이나 트랜스코딩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압축은 4GB + 4GB 모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결과에서는 펜티엄 G2130이 요구하는 대역폭을 만족해 각 듀얼 채널 구성 사이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트랜스코딩시에는 4GB + 4GB 싱글 채널과 4GB + 4GB + 2GB + 2GB 듀얼 채널 구성의 메모리 대역폭이 다른 조건보다 대역폭이 낮았고 이의 영향으로 8초 가량의 차이를 나타냈다. 대규모 인코딩 작업이 이루어질 때는 이보다 더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이번 결과는 듀얼 코어인 펜티엄 G2130이 요구하는 대역폭을 제공할 때는 성능 향상이 적으며 더 많은 코어 활용으로 대역폭 요구가 늘어나는 쿼드 코어 프로세서 환경이나 대역폭이 영향을 미치는 부하가 큰 작업에서는 차이가 더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 환경에서는 시스템 및 CPU의 영향이 큰 저해상도에서 싱글 및 듀얼 채널 차이가 나타났다. 플렉스 메모리 기술로 듀얼 채널 구성이 가능한 나머지 조합 중 대역폭이 가장 낮은 4GB + 4GB + 2GB + 2GB 듀얼 채널 메모리 조합에서 가장 낮은 프레임을 기록했다. 이 조합은 플렉스 메모리 기술이 저용량에 맞추어 듀얼 채널 메모리를 구성하고 나머지 메모리를 활용하는데 따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업그레이드 후 남은 메모리를 활용하자
PC를 업그레이드하는 일반 사용자는 대체적으로 PC 메모리를 중고로 판매하거나 추가 PC 구성을 위해 기존에 사용하는 메모리를 활용한다. 하지만 최근 고공행진을 진행 중인 PC 메모리를 구입하는 것이 부담이 되고 있으며 이때 비용을 줄이면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으로 손쉽게 진행할 수 있는 일은 기존 메모리에 고용량 메모리 모듈 하나를 추가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 조합이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 요건인 동일 용량과 동일 모듈수 (단면/ 양면) 조건에 맞지 않아 듀얼 채널 메모리를 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는 인텔이 플렉스 메모리 기술을 지원하기 때문에 메모리 용량과 모듈수가 달라도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이 가능하다.
업그레이드 후 남은 메모리를 적극 활용하자
물론 플렉스 메모리 기술이 만능은 아니다.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 조건을 완화한 대신 동일 용량 및 모듈수를 고집하는 기존 방식의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보다 성능은 하락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구성에 따라 더 많은 용량과 성능을 기대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PC 메모리 가격이 PC 시스템 구성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그레이드 후 남는 메모리를 활용해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메모리 가격 안정화까지 고용량 메모리 하나를 추가해 시스템 성능을 향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권경욱 前 기자 / press@bodnar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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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듀얼채널 메모리 구성의 변화 | 세걸 | 2018.12.01 | 878 |